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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정유 4사, 하반기 성적표 '낙제점' 예고…정제마진 적자 우려

2020년 9월 이후 2년만 정제마진 마이너스 전환 불가피
통상 정제마진 5~6달러 이익도 손해도 아닌 지점 간주
4~6월 배럴당 두자릿 달러서 7월이후 한자릿수 곤두박질

 

[FETV=박제성 기자]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등 정유 4사의 올해 하반기 실적 전망이 어둡다. 높은 정제 마진으로 짭짤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던 올해 상반기와 정반대의 관측이다. 7월부터 기름값이 안정세로 전환되면서 정제마진 급격히 곤두박질치는 등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게 정유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기름값이 하향 안정세로 전환한 배경은 정부가 올해 5월과 7월 2번 연속 유류세 인하를 확대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인하폭을 한차례 확대했을 당시엔 기름값이 하락하기는 커녕 가파르게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7월 인하폭을 추가 확대하면서 기름값이 안정화 단계로 전환됐다.

 

문제는 정유 4사 입장에선 국제유가가 하락과 동시에 기름값이 떨어지면서 순수 이익을 의미하는 정제마진이 곤두박질 치고 있다는 점이다.상반기 때와는 달리 극명하게 대조적이다.

 

 

이러한 상황 반전으로 정유4사들의 하반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9월 첫째주 배럴당 8,4 달러, 9월 2째주는 2.7 달러 급락했다. 올해 4월부터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가 치솟았다. 4월 정제마진 18.6 달러, 5월 21.2달러, 6월 24.5 달러, 7월과 8월 9.1 달러로 점차 하락세로 전환했다.

 

9월 19일 기준 정제마진은 마이너스 2.5 달러로 적자세 전환됐다. 이는 올해 들어 사상 최저의 정제마진을 기록한 것이다. 통상 정제마진은 4~5달러 구간에서 손익분기점(이익도 손해도 아닌 지점)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9월 들어 정제마진이 4~5달러를 밑돌았다. 이는 정제마진이 손실을 입고 있다는 의미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각 종 원유값, 수송비, 운영비를 차감한 뒤 순수 남은 이익을 의미한다.

 

◆정유4사, 미국발 고환율-고물가-휴가철 종료 등 정제마진에 불리 = 정유업계에선 최근 정제마진이 급속하게 추락한 배경에 대해 미국발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내다본다. 미국의 이른바 드라이빙 시즌(휴가철)이 종료된 가운데 고물가-고환율 등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석유제품 수요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한다.

 

이로 인해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전환되자 정유사들 입장에선 불리하다. 9월 21일 기준 배럴당 국제3대 유가인 서부텍사스원유(WTI) 82.94 달러, 두바이유 91.81 달러, 브렌트유 88.80 달러로 점점 하향세다. 이는 전 거래대비 WTI는 1달러, 두바이유 0.09 달러, 브렌트유는 0.60 달러 하락했다.

 

이는 올해 4~6월 기간 국제유가가 세 자리대인 100달러대를 넘어선 것과 뚜렷한 차이를 나타낸다.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전환되자 국내 기름값도 덩달아 하락세다. 20일 기준 리터당 평균 휘발유값은 1728원, 경유는 1851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중동권에서 원유를 구매한 뒤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과정에서 2~3개월의 시차가 발생한다. 그런데 정유 4사 입장에서 문제는 국제유가가 떨어지면 미리 비싼 값에 사들인 원유의 재고평가 손실액이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고환율도 울상을 찌푸리게 만든다.

 

올해 상반기 정유사들은 국제유가 고공행진으로 사상 최대의 어닝서프라이즈(초대박) 실적을 거뒀다. 이들 4사의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은 12조3200억원에 이른다. 물론 법인세 등을 납부할 경우 3조원 정도가 실제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고환율까지 맞물리면서 올해 하반기 성적표는 상반기 대비 흐림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근처까지 진입하고 있어 환차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환차손은 정유사들이 원유 매입 시 지급하는 자금을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현 시점의 환율로 환산해 대금을 지급한다. 따라서 최근 환율로 지급할 경우 환차손이 발생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실적이 대외변수로 워낙 좋았지만 하반기에는 고환율-유가안정화 등으로 정제마진이 감소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의 경우 상반기 대비 실적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