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경유 하락세 보이나 '역전현상' 3개월째 지속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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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전국 주유소의 경유 가격이 휘발윳값을 뛰어 넘는 '역전 현상'이 3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경유와 휘발유 가격 차이가 리터(L)당 123원까지 벌어졌다.

2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3.18원 내린 L당 1732.55원으로 집계됐다.

휘발유 가격은 유류세 추가 인하 직전인 지난 6월30일(2144.9원)과 비교해 두 달 보름 새 412원가량 떨어졌다. 유류세 인하 폭이 기존 30%에서 37%로 확대되고, 6월 중순 배럴당 155달러에 달했던 국제 휘발유 가격도 이달 초 90달러선까지 밀린 영향이다.

경유 가격도 전날보다 2.75원 내린 1855.86원을 나타냈다. 지난 6월30일(2167.66원)과 비교하면 312원 가까이 저렴해졌다. 지난 6월 한때 배럴당 180달러를 넘겼던 국제 경유 가격도 이달 초 140달러선으로 내려왔다.

휘발유와 경유 모두 유류세 인하 폭 확대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휘발유 가격이 더 크게 떨어지면서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현상은 더 심화했다.

이날 3시 기준 경유와 휘발유 가격 차는 L당 123.31원까지 벌어지며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상 경유보다 휘발유에 붙는 세금이 더 많아 휘발윳값이 비싸다.

작년 8월에는 휘발유가 경유보다 L당 205원 비쌌지만 그해 11월부터 유류세 인하 조치가 시행, 휘발유가 더 많은 혜택을 보게 됐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국제 경윳값이 강세를 보이자 올해 5월부터는 국내 경유 가격이 휘발유를 추월한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 차는 지난 5월11일 L당 1.48원에 불과했지만 연일 격차가 높아지며 8월25일에는 100.06원까지 차이가 났다. 이달 6일에는 두 제품 간 가격 차이가 110원을 돌파, 15일에는 120원을 넘겼다.

다만 최근 국제 석유제품 시장에서 휘발유와 경유 두 제품 간 가격 차는 점차 좁혀지는 추세다.

지난 5일 기준 국제 휘발유와 경유 가격 차이는 배럴당 44.01달러에서 2주 뒤인 19일에는 29.62달러까지 줄어들었다.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은 국제 석유제품 가격과 약 2주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휘발유·경유 가격이 최근 보합 내지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국내 기름값도 하향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특히 국제 경유 가격이 지난 5일부터 19일까지 30달러가량 하락해 국내 경유 가격도 현재 수준보다 더 저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환율의 급격한 변동은 가격 인하 효과를 다소 제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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