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최저 2.7달러…중국발 공급 증가 우려 탓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정유사의 수익성 핵심지표인 정제마진이 연중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올해 고점 대비 하락률이 91%에 달한다. 중국발 석유제품 공급 증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영향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9월 둘째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전주(8.4달러)보다 5.7달러 내린 배럴당 2.7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고점을 찍었던 지난 6월 넷째주 29.5달러와 비교하면 3달여 만에 90.8%(26.8달러) 급락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구매비용과 수송비 등 각종 비용을 뺀 금액으로 정유사의 수익을 보여주는 지표다.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부터 정제마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수급 불안 등의 여파로 본격 상승세를 나타냈다. 한 자릿수였던 정제마진은 3월 10달러를 돌파했고, 4월에는 20달러를 넘겼다. 6월에는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하지만 7월 들어 아시아·유럽 지역의 휘발유 재고가 급증하는 등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7월 셋째주 3.9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정제마진 급락의 원인은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 할당량(쿼터) 확대 가능성에 따른 공급 증가 우려다. 특히 등유와 경유를 중심으로 정제마진이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올해 마지막 수출쿼터 예상 규모는 150만톤이었으나 중국 정유사들은 추가로 1500만톤의 수출쿼터를 요구하고 있다"며 "1500만톤으로 확정될 경우 총 수출쿼터는 3900만톤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러시아 동맹국이라는 측면에서 1500만톤의 수출쿼터가 모두 확정될 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존재한다"면서도 "올 4분기 석유 공급 확대는 겨울철 난방 수요 확대 등에 따른 정제마진 상승 폭을 일부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수출쿼터 확대 논의는 내수 수요 부진에 따른 재고소진 목적으로 판단된다"며 "1~8월 중국 원유 수입량이 지난해보다 5% 줄었으나 앞으로 석유제품 재고소진과 정제설비 가동률 상향으로 원유 수입량이 늘어날 가능성을 염두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의 원유 수입량 증가 가능성과 미국의 전략비축유 매입 등을 감안하면 유가의 큰 폭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