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정부가 유류세의 한시적 인하 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경기도 내 한 주유소 가격 표시판에 일반 휘발유 리터당 가격이 2천158원을 가리키고 있다. 2021.10.24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자 정부가 다음 달 중순께 유류세를 15% 인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26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유류세 인하 방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기름값이 너무 올라 겨울철을 앞두고 서민들의 고통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정부, 내일 중대본회의서 발표
인하땐 휘발유ℓ당 123원 하락
기간은 내년 3~4월까지로 거론
24일 기준 휘발유 가격 전국 평균은 ℓ당 1천755.20원이다. 경기지역 평균은 1천764.27원이다. 지난달 25일 경기지역 휘발유 가격 평균은 ℓ당 1천649원이었지만 한 달 만에 115원이 올랐다. 1년 전인 지난해 10월4일 경기지역 휘발유 가격이 1천333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유가가 눈에 띄는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자 서민들은 기름값이 조금이라도 싼 다른 지역으로까지 '원정 주유'를 떠나는 모습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에 22일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은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겠다는 점을 언급했었다.
인하율은 15%가 유력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7%, 10%, 15%를 인하한 바 있고 법정 한도는 30%인데 현 상황에서 7%나 10% 인하로는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15%에서 한발 더 나아가 20%를 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류세를 15% 인하하면 휘발유 가격은 ℓ당 123원 내려가는 효과가 나타난다. 현재 1천755원인 휘발유 가격이 1천630원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얘기다. 경유 가격은 ℓ당 87원, LPG부탄 가격은 30원 내려가는 효과가 있다. 인하 기간은 다음 달 중순 전후부터 내년 3~4월까지 4~5개월가량이 거론된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에 대한 할당관세율은 같은 시기부터 0%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LNG 수입에 적용되는 기본 관세율은 3%인데, 지금은 2%를 적용하고 있다. 국제 LNG 가격이 폭등한 상황 속 할당관세율을 0%로 적용하면 한국가스공사의 적자 누적 상황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류세 인하가 단행돼도 정유공장에서 주유소까지 유통되는 데는 통상 2주 정도가 걸려 소비자들이 가격 인하를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인하 시점부터 2주 뒤가 된다.
정유업계에선 유류세가 인하되면 소비가 진작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재고 관리 등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유류세가 인하되는 시점부터 주유소들의 주문이 한 번에 몰려 자칫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강기정·조수현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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