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수소가 세상을 바꾼다?...수소 개발 경쟁 시작

입력 2023-06-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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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후 개발 열풍 불 것 전망
“세계 경제·기후 변화의 게임체인저 될 것”
기존 수소 생산 방식에서 벗어난 ‘친환경’
매장 위치 모호한 것이 난관

▲2023년 3월 28일 스페인 중부 푸에르톨라노의 이베르드롤라 수소 공장에 수소 저장 탱크가 보인다. 푸에르톨라노(스페인)/AP뉴시스
▲2023년 3월 28일 스페인 중부 푸에르톨라노의 이베르드롤라 수소 공장에 수소 저장 탱크가 보인다. 푸에르톨라노(스페인)/AP뉴시스
전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에 맞춰 수소가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지하 수소’ 개발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질학자들은 호주에서 유럽 피레네산맥에 이르기까지 지하에 수소가 잠들어 있는 곳을 물색하고 있다. 2~3년 후의 가까운 미래에는 ‘지하 수소 개발 열풍’이 일어날 것으로도 전망한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연료의 연소와 달리 수소는 열과 물만 방출한다. 수소가 친환경 연료로 각광 받는 이유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지하 수소가 지하 깊은 곳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철분이 많은 광물과 지표에서 지하로 스며드는 물의 화학반응으로 생성되는 것이다.

이렇게 발생하는 수소 가스는 이미 존재하는 시추 방법을 통해 추출할 수 있다. 시추업체와 지질학자들은 “수소 가스가 호주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브라질 페어리서클 등지에서 누출되거나 바다 아래 갈라지는 판 경계인 해령에서 솟아오르기도 한다”고 말한다.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의 마이클 웨버 교수는 “지구가 압력과 온도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해주고 있다”며 “지하 수소는 저렴하고 깨끗하며 풍부한 자원으로 세계 경제와 기후변화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대부분의 수소 생산 과정에는 화석연료가 쓰인다. 전문가들은 탄소 배출이 적은 수소 생산 방식이 현재로서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저탄소 수소 생산량이 현재 9000만 톤(t) 이상에서 2030년까지 1억8000만 톤 정도는 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정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청정 수소를 사용하거나 대기 중 탄소를 포집한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세액 공제 혜택을 대폭 상향했다. 미 에너지부는 “이러한 세금 공제나 보조금이 지하 수소 탐사 및 생산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현재 지하 수소의 잠재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충분한 양의 지하 수소를 발견해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곳까지 운반하는 데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소는 반응성이 높고 금속을 부식시키기 때문에 기존 가스 파이프라인이나 트럭, 선박으로 운반하는 것이 다른 연료에 비해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전기를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수전해 방식이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전기분해에 사용될 경우 ‘그린 수소’라고 한다. 다른 하나는 화석 연료를 이용해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을 활용해 탄소 배출량을 줄일 경우 이를 ‘블루 수소’라고 부른다.

따라서 이런 방법 외의 수소 생산을 모색하는 기업들은 지하 수소에 눈을 돌리고 있다. 프랑스 에너지 기업 ‘엔지(Engie)’는 원격으로 조작할 수 있는 소형 센서 네트워크를 배치하고 있다. 이 센서는 단층대와 같이 수소 발견에 유리한 지반 주변에서 방출되는 가스 냄새를 맡아 수소를 감지한다. 엔지의 수소 전문가 올리비에 로트는 “석유나 가스, 혹은 물을 얻기 위해 시추한 우물에서 수소가 검출되는 경우가 많다”며 “프랑스 남서부 어딘가에 수소가 잠들어 있을 것이다. 이미 경쟁은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스페인 헬리오스아라곤의 이안 먼로 최고경영자(CEO)는 “스페인 몬손 지역에서 110만 톤의 수소가 저장된 곳을 발견했으며 2024년에 시추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석유·가스 회사 컨플루언스리소스의 롭 스털링 수석 부사장도 “콜로라도, 유타, 뉴멕시코, 애리조나의 교차점에 걸쳐 있는 포코너스 지역에서 상업성이 입증될 수 있는 부지를 찾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수소를 사용해 포코너스 지역 인근의 전력망에 전기를 공급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바로 그곳에서 수소를 활용하면서도 운송하기 훨씬 더 쉬운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콜로라도주 덴버에 본사를 둔 내추럴하이드로젠에너지는 옥수수밭 한가운데에서 1만1287피트의 테스트 유정을 뚫었고 상업용 수소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추럴하이드로젠에너지의 비아체슬라프 즈고닉 CEO는 “모든 대륙에는 잠재적인 수소 축적 가능성이 있고 우리는 그 과정의 시작 단계에 있다”며 “아무도 찾지 않았을 뿐이지 가까운 미래에 더 많은 수소가 발견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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