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에서 생산된 전기와 열로 생산하는 수소, 원자력 수소
다양한 기업들과 원자력 수소 생태계 구축 준비하는 울진군

지난 9월 27일 '원자력 청정수소 산업 육성을 위한 상호협력 엄부협약'을 체결한 울진군과 현대엔지니어링의 모습(현대엔지니어링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9월 27일 '원자력 청정수소 산업 육성을 위한 상호협력 엄부협약'을 체결한 울진군과 현대엔지니어링의 모습(현대엔지니어링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정부가 원자력 발전을 친환경 경제활동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하면서 원자력발전을 기반으로 한 수소 생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울진군은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원자력 수소 국가산업단지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원전과 함께 주목받는 또 다른 산업, 청정 수소

지난 9월 20일 정부는 녹색분류체계(그린 택소노미)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분야는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정부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사고저항성핵연료(ATF) 등의 원전 기술을 친환경 경제활동으로 규정했다. 원전의 건설과 운영이 친환경과 거리감이 있지만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한 과정 중 과도기적 경제활동이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이로써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침체됐던 원전 관련 산업이 새로운 추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원전과 관련된 다양한 산업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수소 산업도 그 중 하나다.

무한한 에너지원인 수소는 연소시 물과 산소를 배출하는 청정에너지로,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에 중요한 키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수소를 친환경에너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탄소배출이 없이 생산해야 한다는 과제를 해결해야한다. 지구상에 수소는 대부분 순수한 형태가 아닌 수소화합물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로 물을 분해해 얻는 그린 수소만이 청정수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수소는 천연가스를 개질해서 얻거나 석유·화학, 철강 공정 등에서 발생하는 그레이수소와 그레이수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해 배출량을 줄인 블루수소가 대부분이다. 그레이수소와 블루수소는 생산과정에서 온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전을 활용한 핑크수소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핑크수소는 원자로에서 생성되는 열과 전기를 활용해 수소를 대량 생산하는 기술이다. 원전에서 생산된 전력을 활용해 물을 분해하거나, 원전에서 생산되는 증기와 전력을 활용해 수중기를 전기분해해 수소생산이 가능한 것이다.

한국에너지연구원은 지난 5월 ‘원자력 수소 정책 및 산업동향’ 브리프를 통해 “독일을 제외한 주요 선진국들이 자국 내 청정수소 계획에 원자력 수소(핑크수소)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추세”라며 “국내에서도 원자로, 수전해 간 연계 및 대용량화를 위한 원천 기술 확보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원자력 발전으로 생산된 열과 전기로 청정 수소를 생산, 유통, 활용하는 생태계 구축을 위해 협력하는 울진군과 효성중공업(효성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원자력 발전으로 생산된 열과 전기로 청정 수소를 생산, 유통, 활용하는 생태계 구축을 위해 협력하는 울진군과 효성중공업(효성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울진이 수소 관련 기업들과 준비하는 원자력 수소

원전이 녹색분류체계에 포함되면서 국내에서도 원자력 수소 생산을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은 울진군이다.

지역 내 원자력발전소가 위치한 울진군은 원자력을 활용한 대규모 그린수소 생산단지 조성을 위해 2019년부터 선제적으로 준비해 왔다. 특히 다양한 기업, 연구기관 등과 협력하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울진군은 경북도·포스텍·한국원자력연구원·포스코·현대엔지니어링·포항산업과학연구원 등 6개 기관과 ‘원자력을 활용한 대규모 그린 수소 생산단지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이외에도 국책 연구기관 및 기업 등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해 왔다.

이를 통해 울진군은 오는 11월 ‘청정수소 생산실증단지 조성사업’ 예비타당성 신청과 12월 원자력 수소 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 신청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울진군과 수소기업의 협력은 최근에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27일 울진군은 현대엔지니어링과 ‘원자력 청정수소 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울진군은 관내 대규모 청정 수소 생산실증단지 조성시 수소 인프라가 성공적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단계별 추진 전략을 마련하고, 행정적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협약을 통해 초소형모듈원자로(MMR)을 연계한 청정수소 플랜트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같은 날 울진군은 효성중공업과도 ‘원자력·청정수소 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측은 울진 원자력 발전으로 생산된 전기와 열을 활용해 청정수소를 생산하고, 청정수소 유통 및 활용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효성중공업은 울진 지역에 수소액화 플랜트와 액체수소 저장·운송을 위한 트레일러와 파이프라인, 액체수소 충전소 등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이번 업무협약이 동해안 수소경제벨트 활성화, 지역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꼼꼼히 챙기겠다"고 했다.

지속가능하고 청정한 에너지로의 전환은 대기오염과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사항으로 꼽힙니다. 현재 화석연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에너지 산업은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화석에너지원을 대체할 다양한 에너지원들이 논의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에너지원은 '수소(H2)'입니다.

수소는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할 뿐만 아니라 연소하더라도 소량의 물과 아주 적은 양의 질소산화물만 발생시키는 청정에너지로 불립니다. 또한 질량 1g당 발열량이 석유보다 3배 이상 높은 에너지원으로, 신재생에너지가 가지고 있는 불안정성을 해소해줄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세계정부를 비롯한 기업들은 수소 경제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수소 에너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에 이번 기사에서는 정부와 국내 기업들이 수소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으며, 수소 경제를 이끌기 위해 어떤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이번 순서는 원자력 발전을 통해 생산되는 열과 전기로 청정 수소를 생산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는 울진군과 기업들의 사례입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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