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압도적 1위지만..기어가는 수소차 시장을 어쩌나
현대자동차가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에서 올해 1~8월 전 세계 판매량 및 점유율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수소차 시장 자체는 외면받고 있다. 친환경 시대의 주연은 전기차로 기울고 있어서다. 기대는 함께 받았지만 수소차는 단역 수준의 점유율에 그쳤다.
수소차는 충전 인프라 구축에 많은 비용이 들고, 폭발 위험이 있다고 사람들이 인식하는 데다, 경제성이 전기차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수소차의 가장 큰 장점인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배터리 기술 발전으로 전기차와 격차가 크게 줄어든 점도 매력을 줄인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수소차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전기차의 보완재로서 역할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수소차 시장은 한국과 일본이 양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가 11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전세계에서 올해 1~8월 판매된 수소차는 총 1만2407대다. 이 중 현대차는 7410대를 차지해 59.7%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2위는 토요타로 2561대를 판매해 점유율 20.6%를 차지했다. 3위는 혼다로 209대를 판매해 1.7%의 점유율을 보였다. 수소차 시장에서는 현대차와 토요타가 주도하는 구도다.
수소차 시장 자체도 상승세를 보이곤 있다. 올해 8개월간 판매된 1만2407대는 작년 같은 기간(1만1198대) 대비 10.8% 성장한 수치다. 현대차는 작년 대비 26.2%의 성장률을 보였다. 두자릿수 성장으로 언뜻 나쁘지 않은 수치다. 하지만 절대 판매량 자체가 작다. 전기차 시장조사기관 EV볼륨즈가 올해 초 발표한 자료를 보면, 작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650만대 정도다. 2021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대략 8000만대 정도 수준이다. 연간 판매량 2만대가 되지 않는 수소차의 비중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수소차 시장이 커지지 않는 이유로는 여러가지 이유가 꼽힌다. 근본적 이유는 인프라 구축이 어렵다는 점이다. 전기는 기본적으로 접근성이 높지만, 수소는 별도의 파이프라인이 필요하다. 하부 구조를 만드는 작업에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수소가 폭발 위험성이 있다는 인식도 인프라 구축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원자재 공급망에 문제가 생긴 것도 영향을 줬다. 이런 배경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중심의 전략을 펼쳤고, 수소차 신차 출시나 판매가 크게 늘지 않으면서 다시 인프라 구축이 이뤄지지 않는 악순환이 생긴 셈이다.
전기차에 비해 1회 충전으로 먼 거리를 갈 수 있었던 장점도 대폭 줄었다. 전기차의 1회 충전 거리가 개선되면서다. 넥쏘 수소차는 1회 충전으로 750~850㎞를 갈 수 있다. 전기차인 아이오닉 6는 520여㎞를 갈 수 있다. 수입 전기차 중에는 600~700㎞대 주행거리를 자랑하는 모델도 나왔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기존 주유소를 전기차 충전소로 바꾸는 데는 몇억이 든다고 하지만 수소차 충전소를 만드는 데는 30억 이상이 든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차는 개발이 됐지만 정작 인프라 구축이 안 된 것이 (수소차 성장이 늦은)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다만 수소차는 전기차 보완재로서 역할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소차가 전체 자동차 비중의 1%를 차지하면 탄력을 받고, 5%가 되면 수소차는 계속 유지가 될 것”이라면서 “수소차 역시 추구해야 할 방향이다. 전기차를 대체할 순 없지만 보완재로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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