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에 유럽·아시아 車 수출 급증…성장세 지속은 미지수

韓 3분기 자동차 수출액 전년比 36%↑…中 71%↑·日 18%↑

“세계 경제 둔화로 아시아 자동차 출하량 줄어들 것”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비롯한 각국의 전기차 보조금으로 인해 올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의 자동차 수출이 급증했으나 세계 경제 둔화로 인해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19일(현지시간) WSJ은 세계 경제가 둔화함에 따라 수출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반면 전기차 산업이 호황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국내 제조업을 활성화하고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미국과 유럽 등의 정책이 세계 경제에 미치고 있는 영향이라고 전했다.

이 중 가장 강력한 수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곳은 중국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집계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 3분기 월평균 자동차 수출은 2021년 월평균 대비 71% 급증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판매와 BYD 등 국내 제조업체 및 테슬라 등 외국 기업의 전기차 수출 덕분에 올해 초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자동차 수출국으로 등극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36%, 일본은 18% 증가했다. 태국은 13% 늘었다.

다만 같은 기간 4개국의 자동차 수출 외 수출 부문은 5.4%가량 감소해 세계적인 긴축 정책 가운데 자동차 산업이 해외 판매 약화 추세를 역행하고 있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유럽 또한 수출이 급증했다. 독일 자동차산업협회(GAAI)에 따르면 지난 10월까지 약 10개월 동안 유럽 독일 공장의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22% 증가한 260만 대를 기록했다.

WSJ은 이 같은 수출 성장세는 미국을 포함한 각국의 전기차 보조금뿐 아니라 자동차 업계가 팬데믹 기간 줄어든 재고 보유량을 채우기 위해 주문 수량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아시아 자동차 수출 업체들은 미국 정부가 화석 연료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줄이려고 노력함에 따라 전기 자동차로의 전환에서 이익을 얻고 있다.

가장 큰 수혜자는 중국이다. 중국은 테슬라 상하이 공장과 세계 최대 시장으로 성장한 자국 전기차 시장을 소화할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또한 반도체 부족으로 지난해까지 생산 타격을 받은 자동차 업계는 보유량을 채우기 위해 주문 수량을 급격히 늘렸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현대차 판매회사는 WSJ에 지난해 재고 보유량은 30~40대 수준이었으나 현재 팬데믹 이전 수준인 400대까지 이를 늘렸다고 전했다.

다만 이 같은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제학자들은 팬데믹 이후 재고를 채우기 위한 주문 증가는 곧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긴축 정책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2024년 미국 경제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 경제도 활력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HSBC의 프레데릭 노이만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향년 아시아 자동차 출하량이 줄어들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중국의 전기차 수출은 강력한 생산 능력 덕분에 세계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늘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