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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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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RE100' 가입 속도전…"생존 위한 필수조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4.25 16:00

SK·현대차그룹 등 가입 완료

미뤘던 삼성도 가입시기 조율중



해외연기금까지 나서 가입 압박

5대그룹 모두 동참…정부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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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가 기자재를 공급한 해상풍력 실증단지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사업장 전력 전체를 2050년까지 전면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RE100’ 캠페인에 참여하며 친환경 가속 페달을 밟는다. 나날이 높아지는 탄소장벽 등 ‘환경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선제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을 필두로 LG그룹에 이어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전자가 RE100 가입을 결정하며 이러한 움직임은 국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RE100 가입을 결정하고 가입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11.4% 증가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탈탄소 로드맵 구축이 필요하다는 재계를 통해 꾸준히 제기됐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른 비용과 재생에너지 전력 조달이 쉽지 않다는 점 때문에 RE100 가입을 숙고해왔다.

태도가 바뀐 이유는 ‘환경 리스크’ 때문이다. 특히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 탄소중립 일정을 따르려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해외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를 직접 압박하고 있다. 지난 2월 네덜란드연금자산운용(APG)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화학 등 국내 기업에 주주 서한을 보내 탄소배출 감축을 요구했다. 글로벌 연기금이 국내 기업에 탄소 배출 감축을 요구하면서 압박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PG는 삼성전자 지분 0.5%를 갖고 있다.

RE100 참여가 미뤄지면 실질적인 타격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RE100은 글로벌 공급망에 참가하기 위한 필수 관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인텔 등 주요 기업과 거래하는 고객사에 RE100 가입 여부를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국내 비영리 에너지·환경정책 싱크탱크인 넥스트는 삼성전자가 RE100에 참여하지 않으면 2030년 매출이 전망치 대비 약 23조원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RE100 가입 의지를 드러내면서 현대자동차, SK, 롯데, LG 등 국내 5대 기업이 모두 RE100에 참여하게 됐다. 최근 RE100 가입 승인을 마친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현대차그룹 4개 사는 글로벌 사업장에 태양광 패널 등을 설치해 직접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전력거래계약(PPA)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 전력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특히 높은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에서는 업계에서 가장 먼저 RE100에 참여한 SK하이닉스를 필두로 LG에너지솔루션이 발 빠른 탈탄소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말까지 해외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30년 RE100 달성에 이어 2050년 온실가스 순 배출량 ‘제로(0)’를 이루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내세웠다. 실제로 지난 2020년 기준 재생에너지 전환률은 33%로 국내 기업 중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전 세계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전환율을 6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2023년까지 국내 석유화학사 최초로 RE100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외 사업장에서 PPA 및 수소 에너지를 활용해 2030년 60%, 2050년 100% 전환율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기업들이 선제적인 탈탄소 가속 페달을 밟는 만큼 정부 또한 대안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와 배터리 등 사용 전력이 막대할수록 재생에너지 전환은 큰 비용을 수반하게 된다"며 "재생에너지를 늘릴 방안들을 정부가 다양하게 마련해 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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