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당시 아닌 출고 당시 금리 적용
최근 할부 금리 연 5.3~10.5%
지속된 금리 인상에 잇단 계약 취소
취소된 물량으로 대기 순번 해소

 

‘디 올 뉴 그랜저’ /현대차 제공
‘디 올 뉴 그랜저’ /현대차 제공
기아 EV6 GT-라인. /기아차 제공

직장인 A씨는 1년가량 기다려야 하는 차량 출고일이 4개월 앞당겨졌다는 전화를 최근 받았다. 천정부지로 뛰는 금리에 할부 이자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이 계약을 취소하는 일이 늘어 순번이 앞당겨졌기 때문이다. 차량을 계약한 시점이 아닌 출고 시점 기준으로 책정되는 자동차 할부 금리는 금리인상의 영향을 직격으로 받는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 등 6개 카드사를 통해 현대차 아반떼를 구입할 경우 할부 금리는 연 5.3~10.5%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가 현대캐피탈과 운용 중인 자동차 할부상품 금리는 지난 7월 36개월 전액 할부 기준 2.8%에 불과했으나 이달까지 6.7%로 올랐다. 카드사 할부 금리 또한 2%대에서 8~10%대로 상승했다.

차량 출고까지 6개월 가량 남은 직장인 강모(31)씨는 “2.3%였던 금리가 1년만에 5% 이상 훌쩍 뛰어 현재 7.5%까지 올랐다”며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지 몰라 이자 부담에 신차 계약을 취소하고 기존 차량을 계속 타고 다니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전기차 취소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신차의 경우 보조금 소진까지 겹치면서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의 계약 취소물량이 늘고 있다. 승용차 개소세 인하 또한 올해 연말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자동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자동차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영업점 관계자는 “이러한 금리인상 시기에는 현금으로 차량을 구입하거나 변동금리 대신 고정금리 상품을 이용해야 한다”며 “할부 이자 부담이 커진 일부 고객들이 신차 계약을 취소하면서 출고 순번이 빨라졌다. 아직 수개월에서 십수개월 가량 대기 기간이 남은 고객이 많아 다음 순번에게 바로 넘어갈 수 있어 업계에 큰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한편 앞으로도 추가 금리인상 전망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이례적으로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단행한데 이어 통화 긴축 기조 유지 입장을 보이며 12월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인상을 할 경우 한국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빅 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서영 기자 d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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