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경찰버스 등 특장차 최초 공개…"모빌리티 다양한 활로 개척"
수소차 경쟁력 약화 우려에 장재훈 사장 "조만간 좋은 상품으로 시장 기대 부응"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소전기트럭 청소차.(사진=톱데일리)


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산업 전시회에 참가해 그룹의 기술 역량을 뽐냈다. 수소전기트럭 등 수소 특장차를 대거 선보이며 모빌리티의 다양한 활로 개척을 기치로 내세웠다. 하지만 대중의 시선은 수소전기차 '넥쏘'의 후속 모델 출시 시점에 쏠렸다. 최근 출시 지연에 대한 우려가 일었던 탓에 현대차그룹은 이를 달래는 데 주력했다.


31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H2 MEET 2022'를 찾았다. 세계 최초, 최대 규모의 수소산업 전문 전시회인 이번 행사는 지난 2020년 '수소모빌리티+쇼'로 시작해 올해 H2 MEET으로 확대 개편하며 3회차를 맞았다.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16개국 240여개 수소 관련 기업과 기관이 참가해 수소 모빌리티 외 수소 생산과 저장, 운송 관련 제품과 기술력을 선보였다.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 산업 전문 전시회인 만큼 한덕수 국무총리를 포함해 정계와 산업계 등 국내외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단연 현대차그룹 부스에 이목이 쏠렸다. 개막식 이후 내빈들의 첫 방문 부스 역시 현대차그룹이었다.


현대차그룹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소 산업의 선두주자다.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FCEV) '넥쏘'를 양산해 전 세계에 판매하며, 장기간 해당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게 일례다. 


현대차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인 '투싼ix'를 양산, 판매한데 이어 2018년 3월 수소전기차 전용 모델 넥쏘를 출시했다. 넥쏘를 중심으로 한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판매량은 한국이 세계 최대 수소전기차 판매 국가로 우뚝 서게 되는 원동력이 됐다.


현대차그룹의 부스를 찾았다. 기대가 컸던 것일까. 1200㎡ 면적에 마련된 현대차그룹 부스는 수소 특장차 중심으로 꾸려졌다. ▲수소전기버스 경찰버스 ▲수소전기트럭 청소차, 살수차 등 청소 특장차가 전체 부스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수소모빌리티+쇼로 시작한 첫해 부스와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당시에는 수소전기차 넥쏘가 부스 중앙에 자리하며 이를 필두로 ▲수소전용 대형트럭 콘셉트카 'HDC-6 넵튠(Neptune)' ▲이동형 수소연료전지 발전기 ▲수소전기차 넥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축소 모형물 등이 자리했다.


수소전기버스 경찰버스를 찾은 장재훈 현대차 사장(좌측 첫번째)과 한덕수 국무총리(좌측 두번째).(사진=톱데일리)


단연 수소전기차 넥쏘의 후속 모델 출시에 관심이 쏠렸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전 세계 판매량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국내 중심의 판매와 후속 모델 부재로 인한 판매량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로 인해 그동안 자동차업계 안팎에서는 수소전기차 경쟁력이 약화하지 않기 위해 넥쏘 후속 모델의 출시가 요구돼왔다.


이를 의식한 듯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현대차그룹 부스를 찾은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시장의 우려를 달래는데 주력했다.


그는 "시스템 성능 등을 포함해 연구소에서 전력을 다해 개발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좋은 상품으로 시장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2020년 초기 행사 당시 "향후 3~4년 안에 넥쏘 후속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모델 개발에 약 2년이 걸리는 만큼 선행개발단계부터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었다.


◆수소 기반 모빌리티, 다양한 활로 개척에 방점


현대차는 이번 행사에 수소 상용차를 대거 전시한 배경을 "수소 기반 모빌리티의 다양한 활로 개척"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하듯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이날 현대차그룹 부스를 찾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수소전기버스 경찰버스를 살펴봤다. 


수소전기버스 경찰버스는 유니버스 기반 경찰버스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탑재해 경찰버스의 사용 목적에 맞춰 개발된 모델이다. 운전자를 포함해 최대 29인까지 탑승이 가능하다. 다양한 물품 적재를 위해 실내 후방에 적재공간과 버스 하부에 4.9㎡ 크기 화물실 공간이 별도로 마련됐다.


2개의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된 총 180kw급 연료전지스택이 탑재돼 완충 시 최대 550km의 주행이 가능하다. 기존에는 경유를 사용했지만, 향후 수소전기버스로 탈바꿈해 도심 속 공회전으로 인해 엔진 소음과 배기가스 배출 등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수소전기트럭에 탑재된 수소탱크.(사진=톱데일리)


수소전기버스 경찰버스 옆에는 수소전기트럭 청소차와 살수차가 전시돼 있었다. 수소전기트럭 청소차와 살수차에는 2개의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된 180kW급 수소연료전지시스템과 최고출력 350kW급 구동모터가 탑재됐다. 1회 충전 시 최대 400km를 주행할 수 있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수소전기트럭 청소차와 살수차의 판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구매 상담을 통해 국내·외 수요처를 적극 발굴하는 등 수소 기반 특장 차량의 보급 활성화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차는 독일을 시작으로 유럽에 수소전기트럭을 수출하는 등 상용차 분야에도 적지 않은 품을 들이고 있다.


◆모습 드러낸 '엠비전 터그'…핸들 위치 자유자재·전후방 라이트 탈부착 '눈길'


엠비전 터그.(사진=톱데일리)


부스 우측에 자리한 '엠비전 터그(M.Vision Tug)'는 기자의 눈길을 끌었다. 엠비전 터그는 30kW급 수소연료전지 파워팩을 탑재한 차량으로, 현대모비스의 도심 공유형 모빌리티 콘셉트카인 '엠비전'의 디자인 요소를 계승했다. 이번 행사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엠비전 터그에 탑재하는 컴팩트형 연료전지 파워팩.(사진=톱데일리)


제품명에 '끌다'라는 뜻의 터그가 붙은 것처럼 엠비전 터그는 주로 공항에서 항공기 계류 작업이나 수하물을 운송하는데 사용되는 특수 차량이다. 엠비전 터그에 바퀴가 달린 판을 의미하는 '돌리(Dolly)'를 연결해 확장성을 높이고 화물 운반에 최적화한 게 특징이다.


엠비전 터그 사이드 미러 옆면에 위치한 덮개를 열면 V2L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사진=톱데일리)


운전석의 핸들은 운전자가 작업 시 좌우로 편리한 위치로 조정이 가능하고, 핸들 중앙에 핸드폰을 거치할 수 있다. 좌석 시트 아래 수소탱크가 자리하고, 사이드 미러 옆에 자리한 덮개를 열면 차량 외부로 전원을 공급해주는 V2L 기능을 활용할 수도 있다. 더불어 차량 외관 전면에는 작업 상황을 알리는 문구가 뜨고, 차량 앞뒤 라이트 일부는 탈부착이 가능하다. 비상시 탈착한 라이트는 비상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수소 멀티콥터 드론.(사진=톱데일리)


한편 부스 중앙에는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 기반의 '수소 멀티콥터 드론'이 자리했다. 수소연료시스템과 배터리를 동시에 이용함으로써 보다 먼 거리를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직경 6m, 최대 이륙 중량 700kg에 이르는 기체이다. 현대차는 향후 19명의 사람이 탑승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