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남지 않은 요소수. 사진/연합뉴스
얼마 남지 않은 요소수.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요소수 품귀 사태의 해결책으로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해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차질이 생겼다. 실험 결과 당장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오면서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가 당연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품귀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산업용 요소 또는 요소수를 차량용 요소수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는지를 실험한 결과 이런 결과가 도출됐다고 16일 발표했다.

최근 요소수 품귀 현상이 심화되면서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을지 알아보는 실험이 진행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먼저 제철소, 화력발전 등에 쓰이는 비차량용 요소를 차량용 요소수(요소 농도 32.5% 내외)에 맞도록 제조한 시료를 6개 만들었다.

이중 중상 수준의 알데히드 농도를 가진 시료 2종을 각각 차량에 주입해 주행한 후 배출가스가 오염물질 배출 기준을 충족하는지 지난 2일부터 11일간 검토했다.

시료는 배기량 2500cc급 경유 화물차(기아 봉고3·2021년식)의 요소수 탱크(용량 약 15ℓ)에 주입했다. 

이후 실제 주행해 나오는 배출가스를 분석했고, 그 결과 일산화탄소(CO), 질소산화물(NOx) 등 모든 대기오염물질 규제 기준이 충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에 판매 중인 차량용 요소수와 비교하면 대기오염물질 배출 농도가 대체로 비슷한 것 또한 확인됐다.

독성 물질인 알데히드의 경우 1번 시료는 차량용 대비 7.9% 감소했고, 2번 시료는 19.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소수 제조업체, 자동차 제작사, 대기환경 전문가들은 이번 실험 결과에 대해 산업용 요소수 사용에 의한 환경적 영향과 차량의 질소산화물 환원촉매장치에 미치는 안전성 등을 좀 더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 추가적인 시험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산업용 요소수의 경우 제조 목적에 따라 성분 함량에 많은 차이가 있어 성분 함량의 조건에 따라 적용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이에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시험만으로는 비차량용 요소수의 차량 적용성을 평가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알데히드 농도가 더 낮은 시료 2종과 시험 차종(3.5t 마이티) 등을 추가해 기술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부적합 결과가 당연하다는 목소리다.

환경부에 능통한 한 업계 전문가는 "이번 실험이 너무 촉박하게 진행됐다는 점과 이로 인해 화물차들의 SCR 장치가 고장날 경우, 500만~1000만원의 수리비가 들기 때문에 환경부가 떠안아야 할 부담감이 커 이번 결과 (부적합)가 나온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요소수 품귀사태는 아직 매듭지어진 것이 아니다"라며 "해결을 위해서는 각 나라에서 수입해오는 방법 밖에 없고 제일 마지막 방안으로는 SCR장치를 끄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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