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요소수 부족 사태 겪는 완성차업계, '탈디젤' 속도 내나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최근 불거진 요소수 부족 사태로 인해 탈디젤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요소수 품귀에 불편을 겪은 일반 고객들이 경유 대신 다른 연료의 모델로 옮겨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아직까지는 디젤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운 대형 트럭 등 화물차들은 내년 현대차의 엑시언트 수소트럭 출시를 기점으로 친환경차 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5일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에 등록된 화물차는 총 361만5245대이다. 이 가운데 디젤 화물차는 335만1630대로 90% 이상을 차지했다. 이 외에 LPG는 12만2071대, 휘발유는 1만8399대, 전기차는 1만5436대 순으로 집계됐다. 

335만대의 디젤 화물차 중 이번 요소수 품귀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차량은 200여만대로 추정된다. 2016년 이전에 출시된 디젤 화물차들은 SCR(Selective Catalyst Reduction·선택적 촉매 감소기술)이 적용되지 않아 운행하는 데 요소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국내 화물차 대부분이 디젤을 쓰는 이유는 무거운 짐을 운반하는 화물차의 특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경유차는 낮은 엔진수에서도 높은 토크를 낼 수 있다. 따라서 화물차와 같이 순간적인 힘을 필요로 하는 업종에 적합하다.

문제는 경유차가 환경규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번 사태 또한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를 저감하기 위한 SCR장치에 필요한 촉매제인 요소수가 부족한 게 발단이 됐다. 국내 대부분 화물차들이 디젤차이기에 요소수가 없으면 운행이 불가능하고 이에 따른 물류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선 이번 사태가 탈디젤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요소수의 주 원료인 요소는 중국에서 전 세계 30% 물량을 생산하는데, 국내는 90% 이상을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 상황에 따라 언제든 품귀 현상이 재발할 수 있다.

물론 화물차의 경우 아직까진 탈디젤을 논하기엔 다소 이른 상황이다. LPG 등 다른 연료의 차량들이 있긴 하지만 많지 않고 앞서 언급했던대로 강한 힘을 필요로 하는 차는 디젤이 적합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전기화물차가 대안이 될 수 있지 않느냐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기화물차의 경우 많은 배터리가 탑재돼야 하는데, 전기버스와 같이 지붕에 배터리를 실을 수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점이 있다. 국내 최고 기술력을 갖춘 현대차가 포터 등과 같은 소형 화물차만 전기차로 내놓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현대차는 화물차도 친환경차량으로 전환하기 위해 엑시언트 수소트럭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 상용화가 목표인데 순탄하게 진행된다면 화물차들도 친환경모델로의 전환이 진행될 전망이다.

또 다른 한편에선 이번 사태를 계기로 소비자들이 디젤차를 꺼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16년 이후 출시된 디젤 승용차들 또한 유로6 규제를 만족시키기 위해 요소수 기반의 SCR시스템이 장착됐다. 이들이 요소수 품귀로 큰 불편을 겪으면서 차량 교체시 디젤 대신 친환경 모델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이 또한 탈디젤에 속도를 붙게 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모델로의 전환이 세계적인 추세인데 이번 요소수 품귀 사태가 국내에 탈디젤을 앞당기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들 역시 이번 사태로 불편을 겪으면서 친환경차로 많이 갈아타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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